2009년 10월 10일
예전 소설 수업 때 교수님께서 작성한 소설을 휙 던지며,
"이걸 소설이라고 썼냐?"
라고 시니컬하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.
그 말에 그 수업을 듣던 동기 후배들의 얼굴이 콰콰콰콰쾅! 하고 사색이 됐었는데(뭐 그 수업 내에서 썩 못 쓴 건 아니었으니까)
난 성격이 성격인지라 그냥 '아하하하;' 웃으면서 넘어갔다. 꽤 오래 전 일이라 잘은 기억 안 나지만 뭐 큰 충격은 없었다. 사실 말 그대로 멀었었으니까. (지금도 멀었지만)
다만 그 말이 재밌어서, 그리고 그 수업을 같이 듣던 아이들의 표정이 재밌어서 그 말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.
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, 충격을 안 받은 것도 사실 조금은 문제였던 것 같다.
충격을 와장창창 받고 거기서 쓰러져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겠지만 충격을 받지 않는 것도 나름 문제랄까?
이를 아드득 물고 두고보자! 하면서 실실실 웃었던 거라면 상관 없는데, 그냥 별 충격 없이 실실실 웃은 게 지금 생각해보면 좀 스스로에게 불쾌하다. 오기심이랄까? 이겨버리고 말겠어! 라는 각오가 필요해서 그걸 계기로 도약할 수 있어야 하는데, 좌절은 하지 않지만 그 오기가 부족하달까? 내 문제라면 문제인 것 같다.
물론 아직도 학교를 다니기에(털썩, 나이가 몇인데 ㅠㅠ) 그 교수님 수업을 듣고 있지만, 지금은 저 정도 소리까지는 안 듣는다. 그래도 여전히 시니컬하달까 조롱한달까 하는 말투는 여전하신데, 뭐 성격이 원래 그런 건 아니고 좀 엄하시달까? 그렇기 때문에 좀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. 그런 것 때문에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얼굴이 좀 일그러지는 것들이 보이는데, '아서라 너 나쁘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' 라고 말해주고는 싶지만 내 코가 석자고 또 잘 알지도 못하는 까마득한 후배들이라서 그냥 넘어가고는 있다.
깨지는 걸 두려워하면 발전은 없다. 와장창 깨져야지 내가 뭐가 안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. 실패도 거듭해야지(물론 처음부터 성공의 가도를 달린다면 좋겠지만) 성공할 수 있다. 적어도 범인,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은 그런 게 아닐까?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. 깨지기를 기대하자. 깨지고 또 깨지고 깨지지 않을 정도로 또 고치고 또 고치고 거기서 깨져야지 발전을 하지 않겠는가. 스스로 되뇌는 말들이다.
# by 아라이 | 2009/10/10 16:24 | 잡담 | 트랙백 | 덧글(4)